Search Results for '살다 살리다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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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6 사진기록_제주 / Photo Essay: A Getaway to Jeju 9
  2. 2010.07.09 더위 4
  3. 2010.07.05 밥집_옹달샘 2
  4. 2010.07.03 말콤 따라하기 16
  5. 2010.07.01 어쩌라구요... 1
  6. 2010.07.01 July 2010 18
  7. 2010.06.29 쭈글린 파프리카 구하기 4
  8. 2010.06.28 June 2010 4
  9. 2010.06.26 Y와 율려 6
  10. 2010.06.25 낙동강 5
  11. 2010.06.23 역사적인 날 기념하여 1
  12. 2010.06.22 야밤도보 4
  13. 2010.06.22 그러니까... 3
  14. 2010.06.17 연극이 끝나고 난 후 2
  15. 2010.06.15 Drip Coffee / 드립 커피 - 칼리타 7
  16. 2010.06.15 Life in Action
  17. 2010.06.09 블루베리 크럼블 케이크 / Blueberry Crumble Cake (no butter)
  18. 2010.06.09 Leftover lunch: 떡볶이와 피자 3
  19. 2010.04.30 백문이 불여일견
  20. 2010.04.29 내 두리반 이야기
별 계획없이 갑자기 제주도에 갈 기회가 다가왔다. 비행기표는 마일리지로, 숙소는 지인의 지인의 펜션으로. 제주에 간다니 사람들의 반응은, 
"아, 휴가 가시는구나."
"아.. 네, 뭐 휴가는 아니구요..."
특정 조직에 메인 몸도 아닌 내가 무슨 휴가는..

제주도에 비가 온다는 것은 알았지만, 아침에 떠날 때 우리 동네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비행기가 착륙하고서 자그만 비행기 창에 물방울이 붙어 있었고, 밖으로는 흐릿한 풍경이 보였다. 공항에서 숙소인 게스트하우스 사이로 가는 길은 폭우가 쏟아졌다. 자동차 창을 뚫어 보겠다는 태세로 빗발은 내리쳤다. 그렇게 굵고 센 비가 오는 것은 정말 오랫만에 보았다. 제주시를 지나, 제주도 남쪽 서귀포시로 들어서자 비가 좀 멈춧했다. 그리고, 짐을 내려 놓고 간 곳은 마라도선착장 바로 앞에 있는 최남단 횟집. 

 

전복회 -
비싸고 좋은건데,
맛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텍스춰는 오돌뼈를 씹는 느낌이다.












이날의 메인디쉬 - 뱅어회.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훌륭했다. 마지막에 나온 지리국물도 일품이었던,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았던 회.












게스트하우스 옆쪽 밭. 얼마전에 일구어 놓은 밭인데, 비가 와서 잠겼단다. 
"아 그럼 이제 어떡해요?"
"어쩌기는(~), 물 빠질 때까지 기다려야재." 

게스트하우스 사이에서 만난 분들은 모두 타지에서 오신 분들







사이 테라스에서 바라 본 앞 마당이다.















여기서 바베큐파티 하면 정말 좋겠네에 정말 좋겠네~ 그릴에 파프리카 꼬치, 양파구이, 옥수수 이런거 굽고, 고기 먹을 사람 고기먹고 - 제주 흙도야지. 수박화채도~ 아이스박스에 얼음 잔뜩 채워서 맥주랑 콜라병을 꽂아놓구. 막걸리도. 흐 기분 좋은 상상. 



테라스에서 바라 본 뒤. 양파랑 고구마랑 배추랑 재배한다고 한다. 제주에서는 밥 먹을 때 마다 양파절임이 찬으로 올라왔다. 마늘 만큼은 아니어도, 양파도 사랑하지만, 뒷일 - 임냄새 - 감당이 어려워 가까이 하지 못한다.







여기는 카페 옆쪽으로 준비된 책들. 정면에 커다란 창문이 있는데, 비가 주룩주룩 올 때 여기 널부러져서 책 읽는 것도 괜찮겠다. 












나에게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드립커피바... : ) 

<이 사진출처는: 사이의 손님 포스트>













케냐로 추출한 커피로 만든,
아이스드커피.
히~



















첫 날은 비가 너무 많이와서 주로 실내에서 보내고, 
둘째날에는 바닷가로 나서기로 함. 오예~

사이에서 일하고 있는 줄기씨, 혜련씨, 보경씨와 같이 가기로 했었는데,
내가 신띠아의 이메일을 받고 TEDxSeoul 다음 이벤트 신청하느라 컴퓨터 앞에 잠깐 앉아 있는 사이 그들은 가버렸다. 등록시작 시간인 12시 전부터 클릭해댔는데, 결국 시스템 오류가 지속되어 등록도 못했다. TEDx등록을 못한 것은 실망스러웠지만, 혼자서 해수욕장을 찾아 가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하고서 챙겨둔 짐을 들고 나섰다. 사이에서 나와 왼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걸어가면 모래가 보인다고 했는데, 안 보였다. 한참을, 플립플랍을 신고서 걸어갔다. 운동화라도 신고올걸.


가도가도 모래는 안보이고, 계속 돌더미만 보였다.















여기 도착하니, 세 친구들은,
글쎄...

자전거를 타고 왔드랬다. -_-

좀 흐린듯 했으나, 그래도 햇빛도 났다. 이날 바다에 들어갈 시간이 길지 않았기에, 보경씨 혜련씨가 썬탠하는 동안 나는 열심히 물속에서 놀았다.



돌아가는 길,  자전거는 세 대 뿐이었고, 줄기씨가 서핑보드를 실어야 했기에,
나는 또 저벅저벅 걸어왔다. 젖은 반바지가 살에 쓸려서 너무너무 아팠다. 흑  T_T


샤워하고 나서,
시원한 수박화채를.

보경씨와 혜련씨가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이날 오후에 
 차귀도 앞 바다

































저기,
어선이 지나간다.

"잡은 생선 한마리만
 회떠 주세요." 




















어선과의
교신은 실패하고,












 인근 횟집에서 
  급조로
  피크닉거리를 준비해왔다.

  방파제를 둘러싼,  바다쪽으로 길쭉하게 난 둑에  상을 차렸다.







제주에서 먹은 상추는 유난히 부드러웠다. 첫날 횟집에서도, 차귀도 앞바다 피크닉에서도, 나는 풀입을 아그작 아그작 열심히 씹어먹었다. 풀이 좋다. 


회는 와사비를 듬뿍 넣어 갠 간장에 찍어 먹는게 좋다. 

초고추장은 주로 멍게나 해삼종류를 먹을 때만. 근데 멍게, 해삼은 맛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잘 못 느끼겠기에,
주로 초고추장을 먹을일이 없다는.








 이 생선은 아지를 통째로 튀긴 것. 살이 참 많았다. 얘도 와사비간장에 살짝~
살살 녹았다. : )

















 


대략,
 뻘쭘할 때 나오는 차렷자세.

상을 치우고, 자리를 떠나기 전에 한 컷.











이날 저녁에는 탄산수 온천에 갔다가, 저녁 늦게,
아니, 밤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각에 고등어 조림과 해물 뚝배기를 먹었다.
내가 평생 먹은 고등어는 몇 마리나 될까?

이제 세 째날. 7시에 일어나게 되면 자전거 타야지 했는데,
어쩌다가 다섯시 반에 일어났다.


다행이도,
바구니가 달린 자전거가 있어,
아이팟이랑 핸드폰이랑 물병을 챙겨서 담고, 페달을 밟았다.

처음은 평지였다.
한 바퀴 두 바퀴 정성스레 돌리다가 어느새 내 다리의 힘이 필요없이 질주한다. 

핸들에 손을 고정하고, 두 발은 양쪽 페달에 올려진 채, 온 몸의 동작을 멈추고 바람에 몸을 맡긴채, 
그 바람 속 바다 냄새를 욕심내어 들이마셨다. 문득, 걱정이 든다. 
돌아가는 길을 어쩔까나...
지금 내 다리는 멈춰있어도 오르막길을 오르는 듯이 무겁다.







가는 길에 만난 코스모스. 얘는 원래 가을에 나타나야 하는거 아닌가...?














비 때문에 이렇게 되었나? 

망가진 무 밭.















이렇게 달려서, 왕복으로 한 3km 쯤을 탄듯하다. 쉬엄쉬엄해서 두 시간 가량.

돌아오는 중간에 내려서 낑낑 걸으면서 끌기도 하고,
옆에 자전거타고 지나가던 아저씨,
"자전거 타고 가야죠."
저도 타고 싶거든요. -_-




이번에 한라산에 못 간것이 아쉬웠다. 바다와 산을 둘 다 가려는 야심찬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슬포에 작은 산에 오르기로 했다. 송악산. 해발.... 104미터. 껌~!
근데 비가 많이 왔고, 아침에 자전거를 두 시간이나 타서 힘이 좀 빠진 상태.
일단 자전거를 타고 트레일 입구까지 갔다. 여기는 올레길 제10코스의 일부.


예의 바구니 자전거를
세워 놓고






















죽 올라가니, 갈림길 등장. 대부분 등산객들이 전망대로 향하고 있었다. 음, 등산객이 아닌 관광객.

나는 분화구가 보고 싶어, the road less traveled를택했다. 









그러나,
저 화살표 너머 분화구 가는 길을 찾을 수 없어 결국 사람들이 많은 전망대로 향했다.













이런.
은 아니고, 사진이 잘 안보여주지만, 가파른 절벽을 
왼쪽에 두고 올레길이 이어진다.

























바다에서, 삶은 늘 죽음을 거스르고 죽음을 가로지르는 방식으로만 가능했다. 내어줄 것은 목숨뿐이었으므로 나는 목숨을 내어줄 수는 없었다. 죽음을 가로지를 때, 나는 죽어지기 전까지는 죽음을 생각할 수 없었고 나는 늘 살아 있었다. 삶과 분리된 죽음은 죽음 그 자체만으로 각오되어지지 않았다.

아마도 삶을 버린자가 죽음을 가로지를 수는 없을 것이었는데,
바다에서 그 경계는 늘 불분명했고 경계의 불분명함은 확실했다.
(칼의 노래 240)





















전망대를 돌고 돌다가, 길을 묻고 물어 
분화구 입구를 찾아 냈다. 조금씩 보슬보슬 내리던 비도 이제는 그쳤다.









요기에 적힌 글자는:
여느 오름과 달리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분화구가 있다. 주봉의 둘레 500미터, 깊이 80미터의 분화구는 아직도 검붉은 화산재에 덮여 있다. 가파도와 마라도, 형제섬이 한눈에 펼쳐진다. 절울이는 파도가 소리쳐 운다는 뜻.
여기서 화산이 폭발했을 때, 바다의 파도가 울었나 보다. 엉엉 T_T
놀래서 울었을래나, 아니면 원래 알았던 모습이 굉음과 함께 사라져 울었을까?


그리고 수천년(?), 아무튼 길고 긴 시간이 흘러,
모슬포의 바다는 평화로워 보인다. 보이기에. 














이 산을 오르는 동안, 대엿섯 무리, 그래서 한 스무명의 사람에게 길을 물었다. 그런데 다 관광객이었다. "저희도 처음 온거라..." 한 번 발길을 딛고 가는 그들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이 산을 한 번 찍고 가는 이 시간이 그들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나도 산 한번 오르고자 아무 생각없이 디딘 곳.




이런 좁은 길로 계속 걸었다. 
별로 가파르거나 힘들지는 않았다.


















 


이제 주위에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혼자서 열심히 걷는데,
쌩뚱,
백합이었다.

얘도 홀로 외로히?
라고 생각하려는데, 옆에 무성한 풀들이 째려본다.


















열심히, 고지도 아닌 저 꼭대기를 향해 가고 있는데, 

이론. 

















봉우리가 많아 조금 낮은 지대로 우회했다. 

내가 사진을 논하기 웃기지만, 가파른 경사를 캡쳐하는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예전에 스위스 알프스에서도, 늘 바라보던 그 절벽을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실패하고 포기. 사진의 이미지가 너무 뻥인지라.






산턱에서 저 멀리 전망대를 바라 보았다.
















우측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가파도와 마라도





















형제섬이
한눈에 펼쳐지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저기 있는 형제섬이 작게 보인다.












가파른 경사에 솟아난 풀과 풀 사이에 작은 돌이 길을 낸듯 깔려 있었다. 











가끔 지나가는 헬기외에는 나 혼자였다. 여기 철퍽 주저 앉아, 시원한 바람이 좋았다. 

이순신 장군 생각도 하고, 저 멀리 가파도에 사는 사람은 누구이며, 마라도에서 파는 짜장면 재료는 어디서 공수되어 오는 걸까, 잠깐 궁금해 하면서 사진을 찍다가, 메모리스틱에 공간이 부족하여 제주도에 앞서 찍은 사진을 지웠다. 한참을 고민하면서 여러장의 사진을 지우다가, 결국, 사색을 누릴 수 있는 멋진 공간에서 카메라 버튼만 클릭하다 일어섰다. 정말 깬다 나.




내려오다가 찍은 컷 -
내가 앉아 있던 점






















여기 염소떼가 있다는데,
난 걔네들 똥만 즈려밟고















열심히 내려오니,
역시 자전거가 그대로 있었다. 
사실 좌물쇠가 없어 걱정했는데,
제주도에서는 괜찮다고... 들 하신다.



















my all-time favorite, 대장금을 촬영했던 곳이란다. 몇 년전 겨울에 제주도에 왔을 때도 대장금 촬영지를 지나갔는데, 그 때도 그럼 모슬포에 왔었나? 그 때는 아빠의 지인이 운전해 주시는데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따라만 갔던 때.

참으로 긴 아침을 보내고, 오후에 또 바다로 나갔다. 비는 그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갔다.
이날은 걸어가지 않고, 차를 타고!


우리 발자국


















빗물이 바다물 위에 점 찍는걸 보며
















열심히,
파도를 탔다.

햇빛이 조금 났으면 하고 바랬지만,
햇빛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넘실넘실 장난치는 파도에 몸을 던져 조금씩 바다 깊숙히 나갔다.









같이 물놀이한 28세 청년들 - 이제 가야겠다 싶어 물밖으로 나온 후, 보슬비에 조금은 습해졌지만 그래도 대략 건조했던 옷을 주섬 입고, 기념샷을 찍기위해 발을 다시 담갔다. 






이 사진의 두 청년들도 만난지 이틀뿐이 안되었지만. 카메라는 그 날 물놀이에 동행한, 처음보는 청년에게 맡겼다. 묶었던 머리를 풀으니 그 친구가 하는 말: "누나, 머리가 마이클 잭슨이시네요."
흐~

어쨌든 조금씩, 조금씩 바다물과 만나러 나가다가, 
급 파도물에 옷이 젓었다. 흠뻑. 젖은 옷 그대로, 축축한 수건을 둘러싸매고, 칼국수 집으로 향했다. 보말칼국수. 처음 먹어본 보말칼국수. 맛이 예술이었던 보말 칼국수. 

집에 와보니, 제주여행은 유형의 흔적을 남겼다. 날씨는 저렇게 흐렸지만,
흐린 날씨처럼,
내 얼굴이 끄을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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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Posted 2010. 7. 9. 22:35
지난 겨울은 정말 추웠다. 아주 오랫동안.

겨울에 다니던 회사 앞 길은 볕이 잘 들지 않아 눈이 오랫동안 녹지 않았다. 입시철이라 홍대학원가 학원생들이 쉬는 시간마다 우르르 몰려와 그 쌓인 눈 위에 빈 물병, 컵라면 그릇, 젓가락, 젓가락 껍데기, 빈 담배갑, 담배꽁치, 삼각김밥 껍데기 등을 꽂아 놓고 갔다. 그리고 그 위에 눈이 또 쌓였다.

미국에서 다녔던 대학이 아주 추운 곳, 일년에 6개월을 겨울이라 부를 수 있는 곳, 그야말로 3월에 햇살 한 번 살포시 내리 쬐주고 4월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눈이 계속 내렸던 동네에 있었기 때문에 추위에 이골이 날법도 했지만, 그래도 너무 추웠다. 뼈속까지 시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올겨울이 이렇게 괴팍하게 추우니 여름 더위도 요상할 것인데. 그 때 더우면 이 추위가 기억이 날까? 주변인들은 대부분 아니다에 한 표를 던졌다.

이 여름, 드디어 소설을 읽을 짬이 나서 김훈의 <칼의 노래>를 집어 들었다. 대충 유쾌한 내용이 아닐것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그냥...  분위기가 남한산성이랑 비슷하게 시작하여 초반에 별 재미는 없었는데 푹푹찌는 더위 속에, 양미간에 들어간 힘이 느껴지는 무거움이 싫지는 않구나.
가까운 곳에서 [적탄이] 발사되었던 모양이었다. 적탄이 몸에 박힐 때 화약의 독이 스며서 상처가 화농되었다. 하루도 갑옷을 벗지 못하는 날이었다. 여름의 남쪽 바다는 무덥고 끈끈했다. 갑옷 밑에서 여름내 진물이 흘렀다. 진물이 마른 뒤에도 습한 날들이 계속되면 어깨뼈가 쑤셨고 왼쪽 팔이 힘을 받지 못했다. 상처가 아물어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살아 있는 아픔이 살아 있는 몸 속에 박혀 있었으나 병의 실체는 보이지 않았다. 병은 아득한 적과도 같았다. 흐린 날들의 어깨 쑤심증은 내 몸속에 들어와 살고 있는 적의 생명으로 느껴졌다. (192 - 193)

2005년 7월 :: 양재역으로 걸어가는 길

더위에 지쳐 여름의 아름다운 모습에 너무 소홀한 채 이 계절을 지내고 있다. 초록의 싱그러움. 밝은 햇살. 겨우내 그리던 것이 아닌가. 특히 겨울에 양재대로나 양재천길을 지나가게 되면 있지 않은 푸르름이 몹시 그리워 진다. 그러다가 봄에 나뭇가지 위에 뾰족 올라오는 어린잎들을 볼 때의 그 므흣함이란... 무어라 설명할 수 있을까?

어쨌든 덥다. 내일 밖에 나가면 짙은 초록의 나무를 보면 나는 고마워해야 겠지만, 그래도 이밤, 이 얼음을 생각하고 싶다. 장갑을 벗은 맨손의 사진이었으면 더 효과적일 것도 같은데, 그래도 그 때는 추웠으므로.

2007년 2월 :: 프랑스 남부, 샤모니 몽블랑 꼭대기에 있는 동굴 속


오늘 오랫만에 멜리사를 만났다. 오늘 휴가라서 백수인 나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나를 만나려고 낸... 휴가라고 생각한다 난. 목요일에 출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6.2일 수요일 밤 개표방송을 비몽사몽 밤새 지켜본 유부녀. 둘이 너무나 좋아하는 매드포갈릭에서 갈릭스노윙피자를 먹었다. 봉은사 앞.

내가 정말, 체인레스토랑은 몽땅 다 싫.어.하지만, 매드포갈릭은 매우 사랑한다. 훌륭하다. (두 번째 좋아하는 디쉬는 고르곤졸라 크림 파스타) 우선 작은 샐러드를 먹고나서, 이 피자를, 네 조각씩 삽시간에 먹어치웠다. 그리고 오크우드 건너편에 새로 발견한 카페 (이전에 삼결삽집이었던)의 테라스에서 더위에 무뎌진 채로 앉아 그간의 업데이트를 하고,

우리는 걸었네. 이 땡볕에서.

원래 교보문고 까지 걸어갈 참이었는데, 그냥 라마다호텔까지만 걷고, 길을 건너 버스를 탔다. 에어콘이라는 것이 쌩한 버스를 타니, 몸에 묻은 땀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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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_옹달샘

Posted 2010. 7. 5. 16:00
비스킷클라우드(: 구름과자)라는 웹/모바일개발사를 창업하신 태한씨. 태한씨가 새로운 밥집을 안내해줬다. 얼마전에 지연씨랑 태한씨랑 둘이서 여기서 밥 먹으면서 내 생각을 했더란다. 내가 좋아할꺼라고. 맛있는거 먹으면서 내 생각을 했다니 이리 기쁠수가. 하하 :D

홍대주변에 수 많은 카페와 식당이 있어도 때로는 어디서 밥을 먹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만만하게 아무때나 가면 좋을 식당인것 같다. :: 옹달샘

곤들레 나물밥이라는 것인데, 나는 나물을 너무 좋아해서. 한 입에 반한 그 고소하고 편안한 맛. 내 뱃속도 좋아하는 듯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나물밥이다보니, 밥이 다소 진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진밥을 싫어라 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안 맞을수도 있음.

반찬이 간단하고 깔끔하다는 생각. 된장찌게 오케이; 김치 굿; 전 굿; 물김치 베리 굿; 짠지무침 베리 굿. 그릇도 하얀 플라스틱 그릇이 아니고 멋진 그릇이라 좋은데, 요식업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저 그릇을 얼마나 깨먹을까라는 생각이... 앞섰다.



원래는 갈비찜과 닭볶음탕이 전문이라고 한다. 


옹의 티:
화장지로 입 닦는거 정말 싫어요 ~_~


:: 옹달샘:: (02) 333-2440 
지도는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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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따라하기

Posted 2010. 7. 3. 00:21

Some years ago, something about this man inspired me.

Malcolm Gladwell


I thought about it, and realized that
it wasn't his ability to crank out best-selling books,
or his insight to pick something so banal and turn into great stories,
or his engaging public speaking skills like he did here.

It was his hairdo.

Unlike the other assets of his, this was something I could imitate.

Then, I did it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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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라구요...

Posted 2010. 7. 1. 21:42

상수역에서 주차장 골목으로 걸어가다 보면, 
오른쪽에 
이렇게 이쁜 가게가 있다.

그런데, 간판이....


들어오라는건지,
말라는건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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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010

Posted 2010. 7. 1. 11:22


동창이 밝았느냐 7월이 시작됐다.
어느새 한 반년이 훌쩍지나 버렸느냐
여 남은 여섯달을 잘 살아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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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글린 파프리카 구하기

Posted 2010. 6. 29. 00:51
열흘전 쯤이었나, 파프리카를 구입하는 육인농장에서 문자가 왔다. 세일한다고. 우리나라 농업의 안녕과 번영에 각별한 마음을 두고 있는 나로서 행여 잉여 수확된 파프리카가 무더기로 폐기되는 사태를 방치할 수 없어 기꺼히 충동구매를 했다.

인생에서 과히 가장 비생산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마음이 분주한지, 신선하고 건강한 상태로 배달된 파프리카 2kg를 그대로 잊혀지게 두었다. 그러다 어제 보니까 얘네들이 벌써 생기를 잃기 시작했다. 우리집에 도착했을 때만해도 빛깔 번쩍이고 탱탱했었는데. 지못미... OTL 


이제 너무 쭈글해져 생으로 먹을 수는 없었고, 몇 개는 볶아서 반찬 만들고 나머지는 식빵을 만들기로 했다. 월인정원님의 레서피를 참조하여. 

기본 배합 재료:

우리밀 통밀 250g 
인스턴트 이스트 4g
볶은소금 3g
꿀 20g
파프리카 즙 200g


우선 파프리카를 손질하여 믹서에 간 후 파프리카 분량을 기준으로 나머지 재료의 분량을 늘렸다.

재료를 다 섞으면 아래와 같이 된다. 이스트와 소금이 맞닿지 않게만 주의하면 된다.


1차 발효 상태


휴지: 1차 발효 후 잠시 휴식 중


팬에 앉히다.

날씨가 더워서 인지 발효가 쑥쑥 잘 되었다. 


2차 발효 후 오븐에 들어가기 전

2차 발효 중에 계란물을 발라준다.

두 배가량 부풀면 예열된 오븐에 넣는다.
월인정원님 레서피에는 190도로 되어있는데, 
우리집 오븐은 좀 세서 185도로 줄이고 약 25분 구웠다. (참고로, 오늘의 날씨: 30도)

그런데,,,
오븐에서 나온 식빵. 오븐스프링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T_T) 
빵 구울 때 집안에 퍼지는 고소한 냄새도 좋지만,
나에게 최고의 기쁨은,
반죽, 1차발효, 휴지, 성형, 2차발효의 과정을 거쳐 오븐에 들어간 반죽이 
마구 부풀어 위로 불쑥 솟는 그 모습, 
오븐 스프링을 보는데 있다. 그런데 정말 오늘은 거의 실패다.

왠지 사이좋아 보이는 두 빛깔

다 구울 때쯤 아빠가 오셨다. 
"이제 먹어도 되는 거냐?"
"네, 드셔요."
평소에 내가 만든 빵을 좋아하시고, 운동하러 가실 때 주문해서 싸가기도 하시는데, 
이거 한 조각 들고 다시 밖으로 나가시면서 하시는 말씀,
"야, 근데 맛이 별로다."
(oh thanks for being so honest. +_+)

먹어보니 소금양이 부족하다. 소금 양을 30-40% 정도 늘렸어야 했다.
어쩌면 이 상태로 당뇨환자들에게는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오늘 빵 만들어서 소영언니에게 주려했는데, 언니 미안하오.
그냥 다시 흑미랑 호밀빵으로 해야겠오. 

오늘 만든거는, 올리브오일  발라서 후라이팬에 구으면 나름 고소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쭈글린 파프리카 구하기는 반절 성공.
-------------------------------------------------
PS. 나갔다 오니 엄마가 맛있다고 하심. 아랫집 애리네 나눠줬는데 반응 좋다고 하심.
확 동의는 안해도 위로는 됨.
-------------------------------------------------
PPS. 생각해 보니 이 식빵엔 크림치즈나 리코타가 어울리겠다. 야채니까 좋은 조화.
아직 시도는 안 해봤으나 ㅎㅎㅎ 굿일듯.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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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0

Posted 2010. 6. 28. 09:37

girls' lock-in night::: 1600 Villa St., Mountain View, CA::: July 2004


10년 동안 써 모은 일기장을 보면 참 뿌듯한데, 더 이상 못쓰겠다. 일기 좀 써보려면,
손으로 쓸지 자판을 두둘리지 고민부터 하게되고,
손에 통증이 와 핸드롸이팅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고,
자판을 두드리다 보면, 그게 잘 안된다.

간혹가다 내 일기장을 들춰볼 때 혼자서 키득대며 좋아라 하곤 했는데,
이 짓도 해본지가 너무 오래된 듯 하다. 현실에 너무 충실한걸까.

트위터를 몇 달간 해 보니, 이게 퍼블릭 도메인이라서 말을 가려하게 된다.
말을 가려하는게 싫다.
그런데 내가 남들에게 꽁꽁 숨겨놓은 일기장에 조차도 완전히 솔직하지 않은걸 알게됐다.
언론의 자유는 차치하고, 나는 나 한테 표현의 자유를 얼마나 허락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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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Posted 2010. 6. 25. 00:04

낙동강 by 최백호 (2000)

낙동강 짙은 물 위에 구슬픈 비 내리는데
미움도 정이련가 울고 있는 물새야
찬 바람에 흔들리는 저 갈대처럼
떠나는 사람들을 원망을 마라
처음부터 알고있던 이별인것을
너 만은 쫓지 마라 변하지 마라
어느 누가 뭐라해도 세월은 간다

흐르는 물결이야 저 바다로 가겠지만
남겨지는 한숨들을 낙동강아 아느냐
때가 되면 돌아오는 철새들 같은 
가엾은 사람들을 비웃지 마라
떨어지는 낙엽같은 인생인 것을
너 만은 쫓지 마라 변하지 마라
온 세상이 다 변해도 세월은 간다
세월은 간다

섬뜩한 동영상을 보고, 낙동강 다녀왔다 - 5.29일. 6.2 선거전이었는데, 선거가 끝나고도 크게 달라진것은 없고, 월드컵에 묻혀 우리들의 관심에서 조금 소원해진게 사실이다.

회룡대에서 내려단 본 회룡포 마을

아빠가 어렸을 때 한강에서 물놀이 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냥 낭만적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리고 3초간 했던 상상은 강둑에 앉아서 발만 담근 모습이었다. 지금 내가 아는 그 시멘트 강둑.

그런데 옛날에 한강은 우리가 오늘 보는 거대한 한강이 아니었다고 한다. 지하철 타고 당산철교, 한강철교, 동작대교, 동호대교를 건너면서 보는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고. 파리에서 센느강 보고서 너무 작아서 웃어줬는데, 아 한강도 원래 그런 모습은 아니었던 것이다.

결국에 우리 아부지가 놀이터 삼았던 한강도 대략 이런 모습이었나보다. 




저기 현수막에 걸린 말 -- 우리가 꿈꾸는 강의 이름은 "행복"입니다.

저기 물가에서 빨간 (혹은 파란) 깃발 있는데 까지 모래를 거두어 내는 작업이 계획되어 있단다.





<"낙동강 살리기 34공구"라는 푯말이 있는 곳>

우리가 타고간 봉고차 타이어에 펑크가 나서 마을의 작은 정비소에서 일행이 모두 기다려야 했다.
정비소 앞에 작은 길을 사이에 두고 논둑이 있어 사람들이 놀고 있었는데, 
정비소 아저씨가 화들짝 놀라시면서, 
"아 거기 왔다갔다 하지 말아요. 큰 차 많이 다녀요."

이 동영상을 찍은 곳은 그 논둑 앞은 아니지만, 지나다니는 트럭의 모습은 같다.

아름다운 모 - 밥이 되기 전에 대형 트럭의 굉음과 진동에 너무나 아프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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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날 기념하여

Posted 2010. 6. 23. 11:58
우리나라 월드컵 원정 역사상 첫 16강 진출하다.

나이지리아 전은 생략할 참으로 알람도 맞춰놓치 않고 잤다. 그런데 새벽에 잠이 깨 시계를 보니 3시 40분. 이게 어인 애국심이란 말인가. 당황스럽다. 책상에 손을 뻗쳐 DMB로 티비를 틀다. 곧바로 우체선수, 선제골 날려주신다. 비몽사몽 침대속에서 트윗을 날리고 있으니 이정수가 골을 하나 넣는다. 마루로 이동해서 본격 관람.

나는 월드컵 때만 축구를 보는 국민. 이 선수들의 표정과 가슴에 담긴 그 심정을 내 어찌 이해한다 할 수 있으랴.

오늘 경기에서 김남일 선수가 큰 실수를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이런 방식으로 욕하는 분위기 참 싫다. 김보민 홈피까지 가서 악플달고.

얼마 전 트윗에서 이명박을 지지하는 트위터러가 있었다. 엠비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맹공격을 가했다. 그래서 그 트위터러는 트윗을 떠났다. 아무리 엠비 지지자일지언정, 그렇게 획일적으로 사회를 몰고가려는 사람들은 이명박과 별반 다를바 없다고 여겨진다. 지난 선거 때 진보신당/노회찬을 맹비판한 사람들도 그렇고. 이명박 만큼이나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저지하는 인간들이라 본다.

어쨌든, 나이지리아를 보면서 북조선의 참패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기쁜만큼 많이 미안하다. 대한민국도 한 설움하는 나라라지만, 일단 아프리카 대륙 국가에 나 같은 많은 사람이 별 관심도 정보도 갖고 있지 않은 나라... 이들은 이제 집으로 가겠지.


그래도 즐거운 샷으로 마무리:

늘 한결같은 저 표정, 므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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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도보

Posted 2010. 6. 22. 10:28
어제 축구끝나고 뒷풀이 후 헤어진 장소는 가로수길이었다. 압구정 쪽 입구 가로수길. 지난 주에 새벽에 동대문에서 광화문까지 걸어갔다는 지연씨의 기운을 받아, 나도 일단 걸었다. 길에 택시가 여러 대 서있고 지나다니고 했지만, 일단 도산대로까지 만이라도 걸어가봐야 겠다는 생각.

일단 큰길로 나오니 횡단보도가 없어 신사역내를 통과해 강남대로로 진입했다. 아침이 그닥 머지 않았다만 차가 왜 이렇게 많은지. 땅 파는 광경도 빠지지 않는다.

내가 돌아다니지 말아야 할 시간에 돌아다니고 있다는 증거물 한 컷.


교보타워 사거리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천막부스가 여럿 있었다.

그 주변으로 먹을거리를 파는 트럭들. 한 군데서는 어떤 아저씨가 우동을 너무 맛있게 먹고 있어서 나도 거기에 앉을 뻔 했다.

삼성의 야간 마켓팅?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대리운전 기사들의 대기장소인것 같았다. 타이는 안 맺어도 말끔한 복장의 아저씨들이 정말 많았다. 

이 프리즈비 샵은 뚜레쥬르가 있던 곳이다. 옆 쪽에 파리바게뜨가 들어와 문을 닫은 모양이다. CJ나SPC나 그놈이 그놈이지만, I abhor any and all forms of monopoly. 

중요한건, 이 골목 사이로 들어가면 Dos Tacos가 있다는거다. 정말 맛있는, 부리또. 야미~

0123456


좀 더 걷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이제 졸음이 왔다. 강남역 바디샵 앞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씽~

아침 3시반 까지 걸어다닐 수 있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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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Posted 2010. 6. 22. 09:49
왜 갈라서서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일까?

따지고 보면, 아니, 안 따져보아도, 한반도의 허리가 잘려 손해 보는게 너무나 많다.


어제 처음 들어가본 봉은사 - 경기 시작이 8시 30분이었는데, 8시 25분까지는 관람하는 사람 2명당 카메라맨 1명 꼴로 취재진이 붐볐다. 그리고 나서 경기 시작한 후 마당이 꽉 찼다. 전반전, 한국이 아르헨티나전 뛴것 보다 났다...는 궁시렁 궁시렁. 2대 0 이었을 때 까지만 해도, 아... 남북이 공동으로 16강 진출한다면 진짜 멋지겠다. 일본이 옆에 끼여도 (?) 괜찮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후반전 시작하고서 흐미, 시간은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경기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중간에 갈 수는 없고, 트윗이라도 날리고 싶었는데, 아이팟에 와이파이도 안 잡히고 - 꿋꿋한 비 아이폰 소유자 일인. 


경기결과에 허탈하고 실망감이 많았지만, 사실 월드컵 예선 진출은 아무나 하나. 시합이야 도아니면 모, 이기는거 아니면 지는건데, 질 수도 있는거고. 아픈만큼 깊어진다고, 뼈아픈 아픔을 통해 북측의 대표팀 선수들이 더 강인해 지지 않을까? 포르투칼 봐라. 맨날 이기더니만, 정말 인간적인 므흣함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냉철한 로보트들. 그걸 그렇게 7개 까지 넣고 싶었을까. 에라,,,, 

호날두는 정말 어메이징하긴 했다. 인정. 

그래 괜찮다. 정말이지 언론만 설레발치지 않으면 좋겠다. 하루동안은 브라우져를 열어도 헤드라인에 눈길을 주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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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끝나고 난 후

Posted 2010. 6. 17. 17:48



오랫만에 오라버니 연극을 보고 왔다. 꽉찬 30대 중반 29세를 연기하다. 분장을 너무 안해서, 좀 그렇더라. 고생한 29살 설정이니 내츄럴한 컨셉으로 간것인가? 

별수 없이 가족이라 그런지 오빠 공연을 볼 때면 연극에 몰입하기 전에 일단 대사를 틀리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에 긴장된다. 이제는 나도 경험상 그 긴장이 오래 가지는 않는다. 옥탑방 설정의 이번 공연은 옥탑방 옥상 마당에서 주로 연기가 이루어지다 보니 객석과 배우가 너무 가까워서 좀 더 불편했다. 그리고 철수랑 오라버리 캐릭터랑 너무 많이 오버랩되서 연기 같지 않았던. 앞에 있는 철수에게 맞장구 춰 주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오빠는 공연 때 마다 주위 가족, 친구들을 열심히 불러모은다. 나 같으면 눈앞에 아는 사람이 앉아 있으면 못할 것 같은데 배우라서 그런게 되나보다.

21세기 대한민국 29살의 고민. 상당히 뻔한 얘기지만 대본이 참 좋았다. 재미있고 의미있고. 실제로 29살인 친구들과 같이 보고, 언니로서 여유로운 소감을 주었다. 푸하. 사실 난 이날 29살 친구들에게 새벽까지 상담을 받았다. 뭐, 상호적인.

작가: 김태형.

바야흐로 2010년이다. 생각의 미끼를 던져주는 작품인데 이 제목대신에, "영희, 철수" 였으면 더 신선했을 것 이다.


포스터가 이쁘다. "영희, 철수"였으면 딱이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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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p Coffee / 드립 커피 - 칼리타

Posted 2010. 6. 15. 20:09
커피 공부를 시작하고나서,

커피의 이해, 생두, 로스팅, 블렌딩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5주간 에스프레소 공부를 했다. 바리스타 시험을 볼 생각도 없고 기계를 사서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내릴 일도 없기에 에스프레소는 슬렁슬렁 했다.

온도계를 빼먹었다. 물의 온도를 86도 맞추기 위해 일일히 재야 한다. 까다롭다.


그리고 나서 3주 전부터 드립과정이다 - 드립 커피 배우려고 시작한 공부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잘 하시면 배울 필요가 없지예."
경남 양산에 있는 세라도 대표 조수제 선생님의 말씀이다. 조수제 선생님은 일주일에 두 차례 서울로 강의하러 오신다.

드립 첫 시간에는 재미없는 이론 공부를 하고, 두 번째 시간에는 물줄기 조절과 뜸들이는 연습을 했다. 커피 가루와 물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피파우더 위에 물을 붓는 것이 아니라 얹어야 한다. (whatever that is...) 

커피 드립퍼 종류는 네 가지 -- 커피 내리는 드립퍼가 4가지나 되는 이유는,
종류별로 커피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라고 한다.

1) 칼리타 Kalita: 구멍 세 개
2) 멜리타 Melita: 구멍 한 개
3) 코노 Kono: 꼬깔 모양, 구멍 한 개
4) 융: 털다린 천

지난 주 부터 칼리타로 뜸들이기와 두 가지 맛 내리기를 했다.

칼리타: 구멍 세 개 송송송


칼리타 마일드 추출 방법

커피 파우더 - 15그램, 물 온도는 86도.

1) 뜸 들이기: 가는 물줄기로 안에서 부터 바깥 쪽으로 세 바퀴 타원을 그린다. 커피 파우더의 부피가 찐빵처럼 부풀어 오르면서 맛이 우러난다. (커피가 신선하지 않거나 로스팅이 잘 안 됐으면 부풀어 오르지 않는다.) 뜸 들이는데는 15그램의 물이 알맞는데 3회전으로 15그램 맞추는게 쉽지 않다. 처음에는 30그램을  훌쩍 넘었으나 오늘은 20그램 정도가 됐다. 첫 방울이 떨어지는 순간 부터 30초간 뜸을 들인다.

2) 중앙점에 물을 부으면서, 아니 얹으면서, 흰 거품에서 갈색 거품이 일어나는 것을 기다린다. 커피 파우더가 전체적으로 부푼다. 갈색 거품이 보이기 시작하면 안에서 바깥쪽으로 6회전 촘촘히 돌리고, 2회전 밖에서 안으로 크게 돌린다. 이 상태의 물 높이를 추출이 끝날 때 까지 유지한다. 더해지는 물의 양과 아래로 내려지는 커피물의 양을 같게 하여 커피의 농도를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3) 안에서 바깥쪽으로 6회전 촘촘히 돌리고, 2회전 밖에서 안으로 크게 돌린다. 

4) 안에서 바깥쪽으로 6회전 촘촘히 돌리고, 2회전 밖에서 안으로 크게 돌린다. 

5) 3회전 안에서 밖으로 크게 돌린다.

* 뜸을 30초 들이고 난 후부터는 추출이 끝날 때 까지 멈추지 않는다.
** 커피와 물이 닿는 시간은 1분 30초가 적당 -- 지금은 2분 정도 되고 있다.
*** 위 과정을 다 거치고 얻어야 하는 적절한 양은 150cc의 커피를 추출.
**** 내리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커피액의 양이 적거나 많아지면 맛이 덜 하게 되는 것.

... 희망적인 순간 ...

칼리타 레귤러 (조금 더 진함) 추출 방법

커피 파우더 - 15그램

1) 뜸 들이는 물은 15그램, 시간은 30초에서 +/- 5초. 뜸 들이는 시간이 길어지면 커피가 진해지는 것이고 그 반대는 약해진다. 맛이 뿜어져 나오는 시간.

2) 안에서 밖으로 3 - 4회전 돌리는데, 물 수위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150cc가 될 때 까지 추출한다. 소요시간 1분 30초를 지켜야 한다.

연습할 때 로스팅레벨, 가루 굵기, 온도, 시간 등을 기록하여 맛의 차이를 느껴보라....는 선생님의 말씀. 

볼륨 초과... not b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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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Action

Posted 2010. 6. 15. 01:57

3 Roma tomato plants & 1 bell pepper + flowers
Mr. Bill Burnside, Siloam Springs, Arkansas


재료


케이크 반죽:
두유 130g
포도씨유 or 해바리기씨유 15g
비정제흙설탕 20g
레몬즙 10g - 이 잆어서 바닐라엑스트랙트 조금

통밀가루 120g 
베이킹파우더 1/2 tsp 
베이킹소소다 1/8 tsp 

냉동블루베리 120g
크럼블
포도씨유 or 해바리기씨유 15g 
통밀가루 15g 
비정제흙설탕 20g 
오트밀 25 - 40g
 








1. 크럼블 재료를 섞어서 따로 둔다.
2. 두유 + 기름 + 설탕 + 레몬즙
3. 밀가루 + 베이키파우더 + 베이킹소다 
4. 2 + 3 
5. 팬에 반죽을 붓고, 블루베리를 얹고, 크럼블을 얹는다.
6. 180도에 35분 굽는다.

오븐 들어가기 전


오븐에서 나온 후



맛은, 버터가 매우 그리워지는 맛.


우리밀통밀 파는 곳: 구례순우리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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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10. 6. 9. 13:43
서로 일부러 만날일은 없으나 우연히 시와 공간을 나누게 되면 함께 하게 된다.

어제 홍대앞 삭에서 사온 떡볶이: 


어제 먹고 남은 것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물을 조금 붓고 약한 불에 한 번 끓였다. 어제와 비슷한 맛! 오예~

"삭"이라는 동일한 이름에 주황색 바탕의 같은 간판을 걸고 떡볶이와 튀김을 파는 곳을 몇 군데 보았다. 상수역 1번 출구에 삭이 있고 이대 쪽에도 삭이 있고 또 홍대쪽으로 가서 서교예술실험센터 쪽에 삭 튀김집이 있다. 내가 가는 상수역 삭 아저씨한테 무슨 관계가 있냐고 여쭈어봤더니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신다. 어쨌든 맛은 단연코 상수역 삭이 최고다. 윤은주라는 애가 이대 삭이 제일이라고 계속 우기는데 이대 삭은 너무 맵고 너무 달다. 

상수역삭은 밀가루 떡볶이이지만 굉장히 쫄깃하고, 달콤맵콤한 맛의 조화가 치우치지 않는다. 그리고 보통 접하는 떡볶이 집의 튀김과는 다른 독특하고 실한 튀김 종류가 많다. 떡볶이 집에서 튀김류를 먹은 적이 거의 없는데 작년에 삭을 알게 된 후 튀김을 정말 많이 먹었다. 이제는 건강상 튀김을 끊었고, 양이 부족하다 싶으면 떡볶이를 조금 더 먹는다.

삭은 저녁 때 가면 사람도 많고 복잡해서 먹고 나오기 바쁘다. 그런데 두 세주 전에 12시쯤 갔더니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한가한 분위기에서 평화롭게 내 떡볶기를 먹고 있는데 라디오가 틀어져 있는게 들렸다. 얼마전에 국방부에 100억 기부한 사람에 대한 극찬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오잉~ 국군방송??? ... 순간 평화가 깨지려는듯한 맛.

그러나, 떡볶기와 튀김도 맛있지만, 여기 아저씨가 너무너무 친절하시다. 왜 국군방송을 들으시는지 이해하고 싶어진다. 아직 아들을 군대 보냈을 만한 나이는 아니시고, 그냥 순수하게 국군에 대한 존경과 감사가 있으신건가? 안보에 대한 관심이 독특하신건가? 아니면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주파수가 거기에 맞쳐진건가?

안면도 있고 해서 여쭤보고 싶었으나, 아저씨가 다정 다감하게 친절하신 스타일은 아니고, 부드럽고 조용하시고 쑥스러움을 많이 타시는 듯한 분이다. 그래서 그냥, 떡볶기에 집중.

피자는 엄마가 라피자에서 며칠 전에 사오신 것이다. 냉동실에 있던것을 오븐에 살짝:


라피자는 엄마의 지인이 운영하시는 곳이다. 가끔 여기서 피자를 사오시는데 재료도 좋고 (혹은 재료가 좋아서) 맛이 좋다. 그래도 예의상 홍보 - 검증된 - 차원에서 포장상자 샷을 하나 올린다. 그런데 살짝 걸리는게 있네. "우리 밀과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진정한 오가닉 피자...." 여기서 "진정한"이라는 단어는 뺏으면 좋으련만. 과한 표현이다. 

박스에 적힌 정보: 강남구 논현동 65-24 1층; (02) 512-0320


떡볶이위에 드려진 그늘은 어쩔수가 없네...


피자토핑이 소박하여 더 궁합이 잘 맞았던듯 하다. 떡볶이를 열심히 먹다가 피자를 한 입 먹으면 매운 맛이 고소한 치즈와 크러스트맛으로 중화가 된다. 그 뒤에 따라오는 시원한 토마토 맛이 입안을 정리해 주고. 다 먹고 나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혀 밑에 침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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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

Posted 2010. 4. 30. 12:32
섬뜩한 동영상 한 편:
 
단순히 언론보도를 통해 4대강 사업에 분노하고 반대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잊어버린 강에대해 느끼고 알기를 바란다며 지금이라도 강을 찾아가보기를 권하셨다는 (여기서) 지율스님의 말씀이 팍 와 닿는다.

English Translation

(PS: 사람의 목소리를 갖고 뭐라고 하는 것은 못된짓이지만, 어느 특정한 목소리가 한 특정한 개인의 인격과 결합되었을 때 초래하는 견디기 힘든 파장효과에 대해서는 그 당사자에 책임을 물어도 좋지 않을까?)

내 두리반 이야기

Posted 2010. 4. 29. 01:50
홍대쪽에서 회사를 다닌 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는데 짧은 시간동안 두리반이 처한 before and after Christmas 2009를 지켜볼 수 있었다.

내가 처음 두리반에 간 것은 가을 끝자락이었던 것 같다. 이미 건물에는 보기 흉한 현수막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고, 그 건물에 남은 것은 두리반 뿐이었다. 외부는 흉물스러웠지만 큰길 공사판의 소음과 어글리한 쇠붙이에 떠밀리듯 좁은 인도에서 식당안으로 들어가면 깔끔하고 훈훈한 분위기였다. 두리반은 크고 둥근 상이라는 의미인데, 두리반 식당 안의 테이블은 굉장히 투박하고 날카로운 모서리가 두드러지는 사각형이었다. 의자도 사각형 벤치, 그 위에 커다란 따뜻한 털이 방석용으로 깔려 있었다.

처음 간날 동행한 사무실 식구들은 보쌈정식과 매운 칼국수를, 나는 풀이 그득한 비빔밥을 주문했다. 그런데 옆자리에 앉은 여성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만두 (뽕잎 만두였던것 같다)를 먹는거다. 좀 추했지만, 나도 모르게 한참동안이나 시선을 그 만두에서 띌수가 없었다.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면 원하는게 이루어진다....는 말이 내게도 적용되는 순간이었다. 우리 사무실 분들과 주인아주머니 - 지금은 많이 유명해지신 안종려님 - 와 친분이 있기는 했지만, 그날 따라 (그 후에는 없었음) 만두를 서비스로 주시는거다. 오예~

그러던 어느날, 오전에 외출하신 우리 사장님과 점심 때 동교동 삼거리에서 만나기로 했다. 날이 너무 추워서 두리반에 들어가서 기다려야지 하고 달려갔는데... the rest is history. 그리고 며칠 뒤에 텔레비젼에서 우연히 두리반과 (나에게 낯설지 않은) 정금마을의 철거 사건을 다루는 시사프로그램을 접했다.

한 서너달 사이에 두리반에서 예닐곱번 쯤 밥을 먹었다. 다시마 칼국수, 뽕잎 칼국수,  또 다른 여러 종류의 칼국수를 먹었는데 쇼트텀 메모리 현상이 극심한 관계로 기억이 안난다. 그리고 원래 맛있는 무채를 맛 보기가 쉽지 않은데, 두리반 무채는 내 잎에 딱 맞았었다. 한 번은 혼자가서 밥 먹으면서 무채를 몇 번씩 더 달라고 하여 먹었다.

2009년 성탄절 이후로 두리반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먹을 수는 없지만 못지 않게 훈훈한 일이 추운 날씨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나가다 두리반에서 진행되는 행사 포스터를 많이 봤는데, 5/1일에는 나도 가보려 한다. 여기서 예약하면 된다는데, 어디를 클릭해야 할지를 모르겠네.

<사진출처 모두: 박김형준>

두리반에 좋은 기운이 모여서 예측하지 못했던 사건이 발생하고 있지만, 암울한 상황에서 사막에서 꽃이라도 피듯 희망을 발견하는 움직임들이 있지만, 난 그저 뽕잎 칼국수를 다시 먹고 싶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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