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끝나고 난 후

Posted 2010. 6. 17. 17:48



오랫만에 오라버니 연극을 보고 왔다. 꽉찬 30대 중반 29세를 연기하다. 분장을 너무 안해서, 좀 그렇더라. 고생한 29살 설정이니 내츄럴한 컨셉으로 간것인가? 

별수 없이 가족이라 그런지 오빠 공연을 볼 때면 연극에 몰입하기 전에 일단 대사를 틀리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에 긴장된다. 이제는 나도 경험상 그 긴장이 오래 가지는 않는다. 옥탑방 설정의 이번 공연은 옥탑방 옥상 마당에서 주로 연기가 이루어지다 보니 객석과 배우가 너무 가까워서 좀 더 불편했다. 그리고 철수랑 오라버리 캐릭터랑 너무 많이 오버랩되서 연기 같지 않았던. 앞에 있는 철수에게 맞장구 춰 주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오빠는 공연 때 마다 주위 가족, 친구들을 열심히 불러모은다. 나 같으면 눈앞에 아는 사람이 앉아 있으면 못할 것 같은데 배우라서 그런게 되나보다.

21세기 대한민국 29살의 고민. 상당히 뻔한 얘기지만 대본이 참 좋았다. 재미있고 의미있고. 실제로 29살인 친구들과 같이 보고, 언니로서 여유로운 소감을 주었다. 푸하. 사실 난 이날 29살 친구들에게 새벽까지 상담을 받았다. 뭐, 상호적인.

작가: 김태형.

바야흐로 2010년이다. 생각의 미끼를 던져주는 작품인데 이 제목대신에, "영희, 철수" 였으면 더 신선했을 것 이다.


포스터가 이쁘다. "영희, 철수"였으면 딱이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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