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얘기를 읽고

Posted 2014. 4. 28. 22:22

독후감- 축약판






받은편지함을 아주 오랫만에 비우고서 홀가분함 못지 않게 피곤했던 어느 늦은 오후에, 찰나의 쉼도 없이 뜬금없이 불쑥 이 책을 꺼냈다. 그리운 한 친구가 몇 달전에 우편으로 보내준 책인데, 그 동안 출판사에서 공짜로 받은 여러 책들 사이에 꽂혀 있던 이 책에 눈도장을 찍으며 구분해 놓고만 있었다. 그 날 오후 갑자기 읽기 시작하여, 

오랫만에 푹 빠지게 된 이 소설을 오늘 저녁에 끝냈다. 한 추녀와 아버지가 잘 생긴 한 남자의 사랑얘기인데, “역시나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해야 할 당신을 위해” 헌정하는 작가의 핵심은 누구나 사랑을 하고 받으며 각자의 빛을 발하고 살아야 한다,이고 나도 이에 적극 동의한다. 세아려보지는 않았지만, 이 세상에는 서로 사랑하며 사랑받고 사는 사람들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으로 빛을 발하는 세상에서는 페이스북의 monthly active user가 10억명이나 될리도, 쇼핑사이트의 페이지뷰가 엄청날리도, 전쟁이 이만큼 일어날리도 없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아쉬운 것은 박민규 작가의 여성에 대한 이해 (혹은 그가 사랑에 대해 말하는 오해)가 너무 제한적이라는 것. 그치만 그건 작가/작품의 한계이지 오류라고 할 수는 없겠다. 소설 한 편을 통해 완전한 이해를 퉁쳐서 녹여 내기를 기대하고 그런 간편한 것을 원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폭력을 낳을 수도 있는...


책을 끝내느라 어물쩡 저녁을 걸러 배가 고프다. 설레임이라도 한 봉지- 배달되면 좋으련만.




'살다 살리다 살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Testing  (0) 2014.07.02
업데이트  (0) 2014.06.28
긴 한 주를 보내고  (0) 2014.04.12
하루 하루가 특별하고 모든 날은 평범하다  (1) 2014.03.31
보물섬  (0) 2014.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