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워 들은 이야기

Posted 2009. 8. 31. 21:42
오늘 새로운 사실을 두 가지 알게되었다.

1. 인하대학교의 "인"이 인천을 의미한다는 것은 대부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하"는?  -- 하와이. 처음에 하와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정말 쌩뚱맞다, 왠 하와이냐... 라는 생각이 불연 들었다.

설명을 더 들어보고 급 반성했다.

 20세기가 동텄을 무렵, 조선의 가난한 아낙들은 하와이로 시집을 갔다. 오늘날 베트남 등지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들이 새로운 땅에서 자리를 잡고 50년이 흐렀을 무렵... 그들은 돈을 모아 한국으로 보냈다. 어렵게 고향을 등지고 떠났을 그들이 한국의 뒤떨어진 공업 수준을 향상에 기여하고자 고국에 학교를 세운것이다. 그리고 하와이 이주민들은 일제시대 때 독립운동의 자금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이들의 부유한 마음이 정말 감동적이다.

2. 우리나라에서 요즘 "다문화"라는 화두가 심각한 현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늘 다문화 관련 활동가 한 분과 얘기 하던 중에 줏어 들은 얘기가 있다. 우리나라 정부/관에서 말하는 "다문화"가정의 구성요소는 외국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란다. 한국인 엄마와 외국인 아빠도 안되고, 한국인 남편과 살다가 이혼한 외국인 여성에게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법으로 이렇게 황당하게 규정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여러곳의 다문화 지원센터에서는 정부가 생각하는 다문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외국인에게는 다문화 혜택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문화가 아니고, 이분법적인 문화를 양산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더 약한 소수그룹이 생겨난다.

다문화는 말 그대로 많은 문화이다. 다양한 문화, 수평적으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문화가정을 협소한 범위에서 적용하는 것은 그 말 자체에 대한 모순이다. 단일민족, 획일성으로 일관적인 담론을 유지해 온 우리 사회에서 갑자기 다문화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는 아무래도 무리이겠지. 그래도 누가 사실이 아니라고, 내가 주워들은게 잘못된 정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아무튼 오늘 두 시간 넘게 이주여성,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애쓰시는 한 활동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몸과 마음이 너무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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