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Posted 2011. 4. 29. 23:19
내가 소싯적...에 머리를 할 때면 친구(들)과 짝짓고 청담동과 압구정 일대를 전전긍긍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집 근처에서 발견한 미용실에서 나도 한 번 해본결과, 스타일은 마음에 쏙 들고, 가격은 절반(이었을래나) 에 가까워 보여. 이 곳에 쭉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그런 미장원이 있었다.

오늘 미장원에 가려고 전화를 했더니,
내가 늘 하던 쌤이 글쎼 ㅡ 퇴사하셨댄다.
허거걱?

그녀가 내 머리를 손 본게 어언, 15년이다.
무엇보다 좋은건, 그냥 가서 구체적인 설명없이, 종종 나도 어떤 스탈을 원하는지 모르기에,
어설프게 이렇게 해주세요 하면, 그 언니가 이렇게 해주든, 저렇게 해주든간에 또 몇 달은 내가 머리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살게 해 주는, 그런 관계였다. 긴 머리를 오랫동안 달고 다니다가 어느날 문득 숏컷트 해주세요, 했을 때는 김혜수 머리마냥 짧게 잘라놓고두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고, 작년엔 흑인레게 스탈 파마해주세요, 했을 때도 ㅡ 나도 은근 떨렸으나 머리야 머 또 자르던가 다시 피던가 하면 되니까 하는 맘으로 시도했다 ㅡ 참 만족스럽게 6개월을 살았다.

이제 그녀가 없다는 생각, 얘길 첨 들었을 때는, 어머, 이 언니를 어떻게 찾지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곧 이어. 시원. 섭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참에 새로운 장소, 사람을 모색해 볼까나? 하고 말이다.
그동안 일종의 의리로 그 미용실을 계속 찾았던 이유도 있다.

그러나 여튼, 난 머리스탈에 공을,들일 수 없기에,
설명하기도 관리하기도 편한 그런 그 언니를 잃어버려서,
왠지 갑자기 내 자신을 잘 돌보아야 하는
어른이 된 것 같다.

이 세상에 나 밖에 없는거다.

머리 간수하는데 ㅡ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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