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011

Posted 2011. 4. 16. 23:18
잔인한 4월은 공기에 방사능을 싣고 다가왔지만,
절망의 구렁속에서 희망을 엿보게 하는것이 cruelty라고 했던가. 쉰들러스리스트에 나오는 독일군들이.

오늘 수유에서 공지훈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
날씨가 너무 좋다. 카지노 호텔처럼 바깥 세상과는 단절된 지하철 구역으로 내려가고 싶지 않다. 요즘 몸도 부실 해 계단 오르 내릴 기운도 없고, 버스를 타자. 151번에 올라타, 2인석 옆에 남아있는 한 자리에 앉는다. 아마도 북한산에 올라갔다 오신 아저씨가 옆에 앉아 계시는데, 아저씨가 움찔하시며, 손으로 입을 가로막고 뭐라고 말씀 하신다. "네?" "아, 제가 술을 좀 마셔서 냄새가 날꺼에요." "아, 네..." 그러시면서 창문을 더 여신다. 날씨도 이케 좋은데, 배려쟁이 아저씨까지 만나고. 픕~


얼마전 내 생일에 간 파스타집 전경이다. 빙그레식품 옆집. 현재상태로, THE favorite restaurant of mine in the entire city -- 어딘지 다른 사람들한테 안 갈쳐주고 싶다. 나하고 갈 사람한테만 알려주려공. 음식은 완전 완벽하진 않지만, i love the whole ambience of the place. and their speakers.

이 날도 날씨가 짱. 운전을 하면서 기분이 참 좋았다.
태어나서 처음, 아.. 내가 참 좋은 때 태어났구나.라는 생각을 했드랬다.

back to the bus scene. 차 창밖으로 도심 가운데 띄엄띄엄 보이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의 향연 ㅡ 참으로 가슴 뭉클하다. 여름에 대놓구 푸르른 녹음이 아닌, 아직은 앙상한 가지 사이 사이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이 생명. 혹독한 겨울을 지내고서 마음의 가난함이 아직 남아있는 터라,
봄 꽃의 감동이 그들의 색채 만큼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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