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IF

Posted 2011. 4. 23. 01:55
금요일 밤이다.
그냥 여느 금욜밤이 아닌,
내일 토요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어디에 가지 않아도 내 맘대로 해도 되는 토요일인 것이다.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정말 모른다.

우선, 낼 일어나면, whenever that will be,
음악을 틀고 정성스레 츤츤히 커피를 내려 마시고서, 아침을 무엇을 먹을지 생각할테다. 두 가지 옵션:
1. 사과를 반 개쯤 먹고. 패션파이브에서 사온 호밀인지 무슨 시커먼 빵에다가 브리 혹은 걍 크림치즈를 발라서 한 쪽, 버터를 발라서 한 쪽 먹는다.
2. 밥에 김을 싸서 김치랑 먹는다. 멸치볶음.
훔. 지금으로썬 감이 안 잡힌다 어느쪽으로 마음이 기울지.
2번을 택한다면 밥 먹고나서 사과를 또 먹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낼 오라는데가 좀 있긴 하지만,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 생각이다.
사는 곳이 공기가 좋은데면 나가서 돌아당기고도 싶을 것 같기는 하다. 긍데 그냥 아침먹고 나서, 호밀빵 한 덩이 만들고, 영화 한 편 보고, 로핑크책 밀린거 읽고, 네버렛미고 좀 읽고 널부러져서 창문밖을 바라볼 것이다.

이번주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참으로 힘들었다. 내가 마음을 썼던 사람이 우리팀을 너무 힘들게 해서말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오늘은,
클라이언트 사무실, 18층 창문도 없는 회의실에서 다섯시간이나 진 빠지는 토론을 했다. 움, 사실 그 중 한 시간은 밥먹고, 한 시간은 행사 리허설. 글두 머, 세 시간도 짧지는 않지. 나름대로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 열띠게 말이 오갔다. (그래, 열정이 섞여 있는 부분은 굿)

파김치가된 심신을 이끌고 보스와 프로덕션 회사 피디 두 분과 고깃집에 갔다. 나는, 오늘 여차저차 한 이유로 everybody 술을 많이 마시면 안 된다고 판단하고서, 소주병이 쌓여가기 전에 세 남성을 종용하여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내 보스랑 피디 한 분은 중딩 때 짝궁이었다가 지금 일을 같이 하는 사이가 되었는데, 여러 가지 일, 관계에 대해서 막 얘기를 하시더니 급기야, 한 쪽에서 - "야 우리 친구 맞냐?" 맞은 편에서 다른 한 피디한테 새로산 킨들 자랑질하던 난, 귀를 쫑긋하고 불혹의 나이에 들어서는 두 중년(?) 남성의 토론을 중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막바지에 i said:
"두 분 디게 건강하신 것 같아요. 남자이고 이 나이에 이렇게 관계에 대해서 고민하고 솔직히 얘기하는 모습이 참 드물텐데, 좋아요." 픕ㅡ

2011년 4월 중순은, 서태지 이지아 결혼 이혼사건이 터진 날이다.
(이에 맞서 덮혀야 했던 뉴스는 BBK 사건의 김경준이 검사들에게 회유당했다는 거. 관련해서 검찰이 우라질 명예훼손 고발했다 패소한거)
음... 서태지란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 또 결혼생활이라는 거, 이런 거에 대해서 소통하고 함께 나누고 살, 나누고 싶은 관계가 없었다고 추측판단이 되면서, 그에 대해 마음이 허.하다.

지금 유희열의 라천에서 나오는 음악ㅡ


졸리다 이제.
난 방금, 이번 주말에서 가장 행복한 두어시간을 보냈으리라.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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