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와 숫자들, 라이브로

Posted 2013. 9. 1. 21:58





일찌감치 도착해서 꽤 좋은 자리를 맡았다.

카메라에 잡히면 어떡하지,와

텔레비전에 내가 나오면 좋겠다,는 

마음이 공존하며 두 마음을 품고 있는데, 공연장에서 조명빨이 약하다 싶더니 어쩐지, 오늘 공연은 촬영을 하지 않고 금요일에 촬영을 한단다. 왠지 이 날 공연은 리허설 같기도... 


나는 9와숫자들의 노래를 많이 듣고 싶었는데, 이 날은 튠테이블 무브먼트가 출연자이기 때문에 소속 밴드 네 팀이 모두 나왔다. 아쉬웠다... 쯥. 

팀이 네 번 바뀌고, 중간에 오르내리며 멘트를 하는 레이블 대표인 9님은 

모든 팀 모든 멤버들을 하나 하나 챙기려는 마음으로 부담감을 듬뿍 안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동안 9와 숫자들 노래를 들으면서는 항상 얼굴이 동그랗고 후디점퍼를 입고 후질그레한 면바지를 입은 보컬을 상상했었는데, 이제는 노래를 들으면 내 상상과 (당연한걸수도) 너무 달랐던 송재경의 얼굴이 너무 선명하게 떠올른다. 이 날 공연의 비포앤애프터.


여튼, 9숫 외에도 프렌지도 좋았다. 일렉음악을 쫌 많이 높은 볼륨으로 들어서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라이브 공연의 묘미야 말 해서 무엇하랴. 공연을 더 보지 못하는 생활이 애석할 뿐. 


이 날 뮤지션들을 바라보고 노래를 들으며, 

이들은 참, 매일 일상을 무언가 창조적인 작업에 매달리고 생산해 내는 삶을 사는구나 싶다. 

나는 매일 수십개의 이메일을 쓰며 자판을 두들기고 클릭질을 하는데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결과물은 누군가가 짜 놓은 틀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최근에 S가 우리는 올 해 매출을 올리는 데 모든 노력을 한다,라는 말을 했다.

영리회사에서 매출이야 기본이지 바보야.

그래서 뭘 어떻게 한다고. 

뻔한 얘기로 자판입력을 낭비하지 말자.

all resources are sca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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