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생략

Posted 2010. 11. 10. 01:10



오랫만에 집에서 레드와인을 구경하다.
레드와인.을 기대하고서 냉큼 땄더니,
orz 너무 달달다.
달달은 사랑이 이래야 하는건데.
대안(?)도 없고, 따놓구 안 마실수도 없고, 걍....  마신다.
좀 전에 지하철 역 앞에서 먹은 떡볶이랑 먹었으면 어울렸을 것 같기도 행.

가끔, 잠들기 싫은 밤이 있다.
그래서 지금, 눈을 반쯤 감고 - 혹은 반만 뜨고 -
낼 아침에 알람이 때르릉 울리면 후회할것을, 지금은 초침을 까먹고 있다.
왠지 내가, 삶에 애착이 많은 사람처럼 보인다. 잠을 마다하면서 이러고 있으니. 픕~

한결 같이 내리쬐던 태양처럼 내 인생이 따사로웠던 때가 있었다.
(굳이 지금 안 그렇다는 것은 아니공 -.- )
값도 싼 양질의 와인이 지천에 널려있던 때.
일요일 예배가 끝나면 언니오빠들과 스타벅스/잠바쥬스를 마시러 우르르 몰려가서 수다를 떠는 호사를 매주 누렸던 때다.
한 쪽 끝에는 구글이 있는 마운틴뷰의 Shoreline Blvd를 타고 낮은 고가를 넘으면,
내가 살던 아파트가 있던 Villa Street가 나왔다. 일부 일행이 먼저가서 자리잡고 있을 스타벅스를 가려면, 집 앞을 지나쳐 El Camino Real까지 갔는데
(그 길을 타면 스탠포드를 지나 샌프란까지 쭉 간다. 로칼로. 신호등을 한 천개쯤 지나면.),
Villa St 직전의 그 overpass를 넘던 그 날,
여느 때 처럼 햇살이 너무나 강렬했던 그 날,
죽음을 강렬히 갈망했다.

언제부터 살아있는 것 보다 죽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날이 인식가능한 최초였던 듯 하다.
한 6 - 7 년 쯤 되었나.
그 때 부터 줄 곧 궁금했다.
죽음에 대한 나의 경솔한 태도가, 어떤 조건이 성립할 때 사라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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