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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29 아프가니스탄

아프가니스탄

Posted 2010. 11. 29. 23:16
읽어야지 했던 책 백만권 중 하나,  Khaled Hosseini 의  The Kite Runner/연을 쫓는 아이를 드뎌, 시작하여 후딱 읽었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어느 날 시작했던  The Road by Cormac McCarthy 는 몰입에 실패하여, 지금 책이 어디있는지 모르겠는데, 연을 쫓는 아이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처음부터 너무 금방 빠져들었다.

그런데, 그 흥미 진진한 재미는 초반부에 힘을 발휘하기는 하나, 뒤로 갈수록 근근히, 사태는 상당히 예측가능하게 펼쳐진다.

등장인물을 살펴보자면:
강인하고 무뚝뚝한 아부지,
엄마는 아들을 낳다가 돌아가시고, 
아들은 아버지의 그늘에 가리워져, 늘. 인정받고 싶은 욕구,
라이벌 의식을 느끼게 하는 또래,
쌀쌀 맞은 아버지 말고 친절한 키다리 아저씨,
악당 역할의 친구들.
이러한 진부한 성격의 등장인물이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역사적인 - 역사적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동시대적(contemporaneous)인 - 백드랍에 힘입어 재미있게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하여,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강추.
literary excellence 를 원한다면,  go look for something else.
With that said, 그래도  Hosseini의 처녀작으로서 이정도 성공을 누린 것은 대단한 일이다. 책 한권 쓰고  he was able to quit his day job. <연을 쫓는 아이>가 어느정도 자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친다면, 호세이니는 원래  MD가 될 의사가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부모의 바램에 따라 메디컬 커리어를 추구했다가, 너무나 럭키하게도  it ticked for him to pursue his true passion. 

그래도, 이 책에는 밑줄 긋고 싶게 만드는 메타포나 오감을 자극하는 표현이 꽤 많았다. 그 중 하나:
 By the end of the summer, the scraping of spoon and fork against the plate had replaced dinner table chatter and Baba had resumed retreating to his study after supper.  (93)
구슬픈 분위기의 식사 시간. 접시에 어떤 진미가 올려져 나온 들, 그 마음의 서늘함이 어떻게 위로가 될까? (근데, 음식이 맛있으면 위로가 된다고 본다, 난.) 숟가락이랑 포크가 접시를 긁어대는 소리 같이 싸늘한 아빠와의 관계 - not unlike my relationship with my own dad - 에 인생이 발목 잡힌 아미르. 아미르는 아빠한테 인정받고 싶은 갈망 때문에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 및 자기 자신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 어쩌면 아미르는 자신의 비겁함을 아빠와의 관계 뒤로 감추어 두었던건지도 모르겠다.

흔하디 흔한 캐릭터를 등장 시키는 호세이니가 클리쉐에 대해서 한 마디 한다. 일반적으로 "좋은" 글이라는 걸 쓸 때 금기시해야 한다고 우겨지는, 판에 박은 진부한 문구들 말이다. 나도 고등학교 때 영어 숙제하면서 클리쉐 금지령에 치였드랬다. 평생 크리에이티브와는 거리가 먼 아이라 믿고 자랐는데, "creative"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절망스러웠다. 왜 꼭. 창.의.적이어야 하는건지 말이야. 그래서, 대학 원서 쓸 때 에세이를 딱 이런 내용을 썼다. 클리쉐를 세 개 쯤 인용해서, 클리쉐가 클리쉐인데는 이유가 있다. 중요해서 사람들이 자꾸 말하는 거다. 호세이니가 클리쉐에 대해서 나름 크리에이티브 -_- 하게쓴 말은:
A creative writing teacher at San Jose State used to say about cliches: "Avoid them like the plague." Then he'd laugh at his own joke. The class laughed along with him, but I always thought cliches got a bum rap. Because, often, they are dead-on. But the aptness of the cliched saying is overshadowed by the nature of the saying as a cliche. (197)
여튼, 중요한 것은,
이 작가로 인해 지구에서 가장 우울한 지역 중에 하나인 아프가니스탄이 그곳의 암울한 일상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 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약하나마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연결고리를 마련해 준 일이다. 미국에서 2003년에 출간된 이 책이 2005년 기준으로 백만부가 훌쩍 넘는 판매부수를 친데는, 나는, 미국인들 사이 일종의 죄책감.같은것이 작용을 했다고 여긴다.

내게도 아프가니스탄.하면 떠오르는 개인적인 경험이 하나 있다. to be continued...
(우선,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먼저 읽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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