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식빵

Posted 2010. 3. 4. 22:29
그제 목이 간지럽더니, 어제는 거의 하루종일 코를 풀고, 오늘 아침엔 일어나질 못해서 회사도 못갔다. 계속 자다가 잠시 일어나 빵을 만들었다. 집에 먹을 빵이 다 떨어져서. 엊그제 만든 대추식빵을 다시 시도했다. 월인정원님의 호두식빵 레서피를 약간 변형하여 대추를 넣었다. 호두도 함께 넣었으면 씹는 질감도 더 좋고 맛도 더 했을 터인데, 호두가 없다. 그리고 호두는 너무 비싸다. 흠~


전에 대추 넣고 쿠키를 만들 때 생대추를 닦아서 씨를 다 발라서 했는데 손이 너무 힘들었다. 그러다가 이 건조 대추를 발견한 것이다. 누가 까서 말려서 이렇게 편리하게 해 주었는지 정말 땡큐다. 별로 공업적인 모양도 아니고. 



방법은 초간단! 월인정원님의 레서피에서 제시하는 수분량은 내 반죽에서는 항상 좀 진 감이 있어 물을 줄이거나 밀가루를 더 넣는다. 그런데 넣고 빼고 할 때 나만의 기록을 남겨야 하는데 잘 안된다. 요리책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 아저씨의 동영상을 보았는데, 그 아저씨왈, 요리책은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참고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음식을 좋아는 하지만 레서피를 연구할 열정까지는 없어서 그냥 시키는데로 별 생각없이 하고픈 욕구가 강하다. 하다 보면 나만의 레서피도 더러는 나오기도 하지만, 재료를 망쳐가면서 까지 실험을 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어쨌든,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고 나름 괜찮은 식빵이 나왔다.

재료: 우리밀 통밀가루 320, 유기농호밀가루 90, 인스턴트 이스트 5, 볶은소금 8, 현미유 20, 물 275, 대추 80 (grams). 

다 넣고서 섞은 후 스탠드 믹서로 5분 가량 반죽 한 후,
1차 발효 (약 90분), 휴지 (20분), 성형 후 팬에 안착 된 모습:


2차 발효, 약 50분 경과 후:


오븐에서 25분 (190도)이 지난 후:




오븐에서 나온 빵을 살짝 식혀서 따뜻할 때 손으로 뜯어 먹었다. (yummie~ ) 지난번에는 반죽에 설탕을 넣었다가 대추가 달달하여 이번에 설탕을 뺐는데, 그래서 이 설탕 빠진 대추식빵의 맛을 기억해야 하는데, 코가 꽉 막혀서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OTL 그저 씹는 질감과 어렴풋한 대추향을 맡을 수 있었다. 오븐에서 꺼낼 때 그 구수한 빵 냄새에 막힌 코가 좀 뚫리는가 했더니 그래도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뜯어 먹고 남은 부분을 칼로 잘랐는데, 식빵을 가지런히 자르는거는 정말 어렵다.손으로 예쁘게 자른 식빵을 보고싶다면 여기, 그리고 여기서 자연과나님의 완벽한 자르기 솜씨를 보시라~! 


여튼 오븐 스프링도 별로 안일어났고, 엄청 아마츄어 수준이지만 별탈없이 먹어줄만 하다. 토스트해서 사과잼을 발라 먹어도 될 것 같고, 올리브오일을 발라서 후라이팬에 바삭 구워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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