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Posted 2010. 1. 31. 20:00월인정원님의 열정과 수고로 인하여 나는 큰 실험을 거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통밀가루로 빵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요즘 특수식단으로 몸 관리를 하고 있는 오빠가 열심히 내가 만든 빵을 소비해 주고 있는 덕에 통밀빵 실험을 계속 하고있다. 이게 먹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힘든일이다.
오늘 아침에 먹은 호밀빵은 우리통밀과 수입 유기농 호밀이 들어갔다. 배합과 반죽이 상당히 간단하다. 잼은 엄마가 사과를 10시간 이상 닳이신거다. 그리고 커피 - 1인용 드립용 도구로 주둥이가 상당히 넓은 주전자를 높이 들고 바리스타 흉내를 내며 천천히 물을 부었더니 집에서 마시는 커피치고 맛이 한결 좋았다.
점심은 예배 후 도시락이다.
가운데 비중있게 자리를 잡은 김이 포스가 느껴지네. 가볍고 맛있고 영양 많은 김. 훌륭한 반찬이다. 작은 그릇에 빼곡히 담긴 반찬, 오한의 추위에도 밖에서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는 보온도시락.
이게 내가 싸온거다. 도시락 답게 꾹꾹 눌려서 담겨졌다. 김치도 유리그릇에 담고 뚜껑을 덮기 전에 랲을 씌워서 꽉 눌리고, 계란후라이로 밥도 누르고, 그리고 우엉조림과 멸치볶음이다. 우엉조림은 전날 엄마가 만드신 것. 커다란 뿌리로 두 뿌리나 조렸는데 양이 너무 적다고...
우엉조림하면 김밥용으로 기다랗게 자른걸 연상하게 되는데, 얘 모습은 새롭다. 어렸을 때 연근조림이 밥상에 올라오면 그 구멍도 신기하고 맛이 너무 낯설어서 먹지 않았다. 한번은 친구엄마가 우엉조림을 넣고 싸신 김밥을 맛보게 되었다. 색상이랑 씹는 느낌이 연근이랑 비슷한데 우엉조림이 훨씬 맛있었다. 우리 엄마도 어느날 김밥에서 고기를 빼고 우엉을 넣기 시작하셨다. 김밥속에 있는 갈색의 우엉조림만 보다가 하루는 시장에서 엄마가 김밥 싸신다고 우엉을 사시는데... 갑자기 하얀뿌리를 고르셔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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