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Posted 2010. 10. 18. 17:203일 연속 페스티벌에 참석해볼까 했었지만, 토요일에 일이 있어 2일 티켓을 구입했다.
금요일은 드라이브 길도 좋았고 가평의 날씨가 정말 환상이었다.
푸른 하늘에 이쁜 구름, 높지 않은 정겨운 뒷산과 잔디밭에 평화롭게 삼삼오오 자리를 잡은 관객들. 이 분위기에서 옥의 티는: 저기 보이는 아파트!
낮에는 따사로워 보였지만 해가 지면서 찬 공기의 싸늘함이 엄습해 오더니, 깜깜해진 뒤 부터는 너무너무 추워서 덜덜덜 곱하기 백만배쯤 떨었다. 빨간 망도를 두른 이 여성과 드러누운 남자의 포즈는 해석이 안되지만, 주변에 짝지어 온 연인들은 일제히 부둥켜 안고 있는데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_- 왜 어른들은, 애인/배우자 하고만 껴안을 수 있을까?
일요일에는 나도 나름 중무장했다. 바지도 좀 더 두꺼운 것으로, 긴 팔의 면 레이어와, 울 스웨터, 그리고 왼쪽 무릎 밑에 분홍색이 두꺼운 플라넬 후드 쟈켓이고, 하늘색은 노스페이스 윈드브레이커. 해가 지면서 하나씩 주섬 끼어입고, 목도리까지 둘르고 지퍼를 끝까지 채웠다. 그래도, 추웠다.
어쨌든 해지기 전에는 공연을 기다리면서 책을 좀 읽었다. 돗자리에서 앉아 있기가 힘들어 결국, 두툼한 저 분홍색 쟈켓을 베개삼고 옆으로 움추리고 드러누워 무릎담요를 땡겨 덮고서. 그러다가 Rusconi의 공연이 시작되었을 즈음에는, 잠이 들어버렸다. 단잠.
워낙 뮤지션들의 이름까지 꿰뚫고 음악을 듣는 편은 아니지만, 재즈 아티스트들은 더 생소하다. 지연씨의 추천으로 공연장을 정하여 관람한 첫 날은, 이태리 아저씨 트리오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추위에 담요를 둘러쓰고 벌벌 떠는데 흰색 반팔 티셔츠에 빨간 두건을 매고 피아노 건반, 및 현을 갖고 능수능란하게 열심히 노시던 60세의 Antonellos Salis.
금요일은 드라이브 길도 좋았고 가평의 날씨가 정말 환상이었다.
푸른 하늘에 이쁜 구름, 높지 않은 정겨운 뒷산과 잔디밭에 평화롭게 삼삼오오 자리를 잡은 관객들. 이 분위기에서 옥의 티는: 저기 보이는 아파트!
낮에는 따사로워 보였지만 해가 지면서 찬 공기의 싸늘함이 엄습해 오더니, 깜깜해진 뒤 부터는 너무너무 추워서 덜덜덜 곱하기 백만배쯤 떨었다. 빨간 망도를 두른 이 여성과 드러누운 남자의 포즈는 해석이 안되지만, 주변에 짝지어 온 연인들은 일제히 부둥켜 안고 있는데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_- 왜 어른들은, 애인/배우자 하고만 껴안을 수 있을까?
일요일에는 나도 나름 중무장했다. 바지도 좀 더 두꺼운 것으로, 긴 팔의 면 레이어와, 울 스웨터, 그리고 왼쪽 무릎 밑에 분홍색이 두꺼운 플라넬 후드 쟈켓이고, 하늘색은 노스페이스 윈드브레이커. 해가 지면서 하나씩 주섬 끼어입고, 목도리까지 둘르고 지퍼를 끝까지 채웠다. 그래도, 추웠다.
어쨌든 해지기 전에는 공연을 기다리면서 책을 좀 읽었다. 돗자리에서 앉아 있기가 힘들어 결국, 두툼한 저 분홍색 쟈켓을 베개삼고 옆으로 움추리고 드러누워 무릎담요를 땡겨 덮고서. 그러다가 Rusconi의 공연이 시작되었을 즈음에는, 잠이 들어버렸다. 단잠.
워낙 뮤지션들의 이름까지 꿰뚫고 음악을 듣는 편은 아니지만, 재즈 아티스트들은 더 생소하다. 지연씨의 추천으로 공연장을 정하여 관람한 첫 날은, 이태리 아저씨 트리오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추위에 담요를 둘러쓰고 벌벌 떠는데 흰색 반팔 티셔츠에 빨간 두건을 매고 피아노 건반, 및 현을 갖고 능수능란하게 열심히 노시던 60세의 Antonellos Salis.
건반위에 움직이던 기일쭉 하고, 현란한 손가락도 인상적이었지만, 여러 가지 도구를 갖고 피아노 현을 북북 긁어대면서 생소한 소리를 들려준 것도 재미였다. 지연씨 왈, 아방하셨던 John Cage가 저런 실험을 많이 했다고. (John Cage의 이름을 현대철학 책에서 종종 보기는 했지만, 그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은 4'33''뿐.)
물론 트럼펫 연주도 정말 끝내줬다. 관객을 의식한 쇼우맨쉽도 상당했던 연주자. 나중에 찾아보니 파올로 프레슈는 - 연국, 시, 댄스, 라디오, TV, 영화 분야에 - 작곡도 많이 했다고 한다.
이 아저씨가 연주할 때 화면에 웨딩밴드가 돋보였다. 나는 웨딩밴드를 꼭 끼고 다니는 아저씨들을 보면 왠지 신뢰가 간다. 왜왜. 반지착용이 배우자에 대한 fidelity와는 전혀 상관이 없을 수도 있는데.
그리고, 셋째날의 하이라이트! Tania Maria
브라질 출신의 이 아줌마 정말 쵝오였다.
열정적인 연주와 관객을 쥐락펴락 하는 고도의 무대 경험으로 그녀는,
추워서 담요를 덮고 웅크려있던 관객을 모두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방방 뛰게 만들었다.
추워서 담요를 덮고 웅크려있던 관객을 모두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방방 뛰게 만들었다.
그녀의 손가락을 보면서 얼마나 연습을 하면 저렇게 될까 그저 감탄만.
이 아줌마 머리 스탈이 원래 내가 하고 싶었던거였다. 말콤처럼. 그런데 내 머기카락으로는 저 굵기의 파마가 나오지 않는지라.
모든 음악이 라이브와 음반에 현저한 차이가 있지만,
얼마전에 만난, 런던의 Touch Music 사장님 마이크도, 대중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available한 CD와 mp3의 음질을 개탄스러워하면서 모두들 LP 플레이어를 하나씩 구입하라고 조언하기도 했고.
대학 때 재즈를 CD로 듣다가 맨하탄 어떤 바에서 라이브 공연을 들었는데, 그 차이가 내가 들어도 너무나 극심했던지라. 그 뒤로 재즈 CD는 별로 듣지 않았던 것 같다. 재즈는 음반의 질이 후진 것도 있지만 공연의 현장성이 큰 매력이니까. 그 후, 몇 번 더 라이브 공연을 들었는데, 모두 실내였다. 이날 자라섬은 잔디밭에서 돗자리 깔고 살짝 널부러져 감상하는 음악이 좋긴하였는데, 좀 산만했다.
난 실내에서 듣는 재즈가 더 좋다. 추운 겨울날, 히터가 빵빵하여 잎술이 살짝 마르는 건조한 실내 공기에서, 듣는 재즈. 흥분된다. 이 때 핫쵸코를 마셔줘야 하나?
하지만, 결국, 누구랑 같이 듣냐가 제일 중요하다는.
난 실내에서 듣는 재즈가 더 좋다. 추운 겨울날, 히터가 빵빵하여 잎술이 살짝 마르는 건조한 실내 공기에서, 듣는 재즈. 흥분된다. 이 때 핫쵸코를 마셔줘야 하나?
하지만, 결국, 누구랑 같이 듣냐가 제일 중요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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