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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7 박지윤의 봄눈 2

박지윤의 봄눈

Posted 2010. 8. 7. 13:01


어제 라디오에서 듣게 된 노래. 
박지윤이 작년에 앨범을 낸 것도 몰랐다. 

내가 박진영을 아주.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 기숙사 방에서 박진영 1집을 테이프 늘어지도록 듣기도 했었고. 그 때 창밖에 쌓인 눈과, 기말고사에 압박을 받았던 기억이 너무나 생생하다. 그런데, 대학교 1학년 땐가, 아무튼 2000년 이전, 청담동 안나비니 - 지금도 이 레스토랑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 거기서 밥을 먹는데 우리 테이블 옆에 박진영이 혼자서 앉아있었다. 계속 전화를 하면서. 대부분 영어로. 너무나 아는척을 하고 싶었는데, 친구들이 말렸다. 흐. 끝내 못하고, 우리는 그냥 맹수다를 떨다가 일어서는데 (아, 근데, 무슨 상품의 시장점유율을 논하고 있었던게 어렴풋이 기억난다. 음, 이걸 왜 기억하는거지),

그 때 박지윤이 들어왔다. 
긴 생머리를 풀고, 얌전한 스타일의 치마와, 그 당시 페라가모 구두를 신고 딱딱하게 각진 가죽백을 들고 다니던 여성들의 분위기였다. 이, 동영상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질끈 동여맨 머리, 믹스앤매치로 주렁주렁 낀 팔찌와 검은색 매니큐어 - 그런데 너무나 인형같이 이쁜 박지윤은 와일드 해 보이지 않는구나. 

여튼, 노래 좋다. 
박진영과 루시드폴 -- 
박지윤이 6년동안 쉬었다고 하는데,  
쉬면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성장한 과정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당분간 이 노래를 계속 듣게될 듯. 루시드폴이 만든 노래, 가사를 친히, 복사한다.
자 내 얘기를 들어보렴 따뜻한 차 한 잔 두고서
오늘은 참 맑은 하루지 몇 년 전의 그 날도 그랬듯이
유난히 덥던 그 여름날 유난히 춥던 그 해 가을 겨울 
계절을 견디고 이렇게 마주 앉은 그대여
벚꽃은 봄눈 되어 하얗게 덥힌 거리
겨우내 움을 틔우듯 돋아난 사랑
처음으로 말을 놓았던 어색했던 그날의 우리 모습 돌아보면 
쑥스럽지만 손끝에 닿을 듯이 닿지 않던 그대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인데 
하루에도 몇 번을 내게 물어봐도 나는 믿고 있어
떨어지지 않는 시들지 않는 그대라는 꽃잎

처음으로 말을 놓았던 어색했던 그날의 우리 모습 돌아보면 
쑥스럽지만 손끝에 닿을 듯이 닿지 않던 그대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인데
하루에도 몇 번을 내게 물어봐도 나는 믿고 있어 
떨어지지 않는 시들지 않는 그대라는 꽃잎

그대라는 꽃잎
어제 가족들이 놀러가서 오랫만에 혼자만의 아침을 맞았다.
왜 이렇게 좋은지. 후후 
블루베리 머핀을 만들었다. 내가 먹으려고 만든 것은 백만년만이다.
커피 내리고,
적당히 물컹하고, 당분이 농후한 복숭아와 함께.
오늘, 잘 놀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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