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스 :: 2011. 6. 19. 23:52


오랫만에,

학림다방에 들렸다.


땡볕을 지나 입구에 들어서 계단을 성큼성큼올랐다.

문을 열기전 팥빙수 한 그릇 먹으면 시원해지겠지 했다.

문을 열고 불쑥 들어가니 에어콘 바람이 벌써 시원하다.


한 사람 두 사람 수 많은 사람이 앉았다 일어났을 빛 바래고 해진 다방의자에 지친 몸을 앉히고

카페 안을 두리번 훑어보는 찰나,

땀을 식히는 것 이상의 무언가의 힘이 마음을 씻어 준다.


아, 그동안 카페베네 따위에 정서가 고갈당하고 황폐화되어 버렸구나.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이념적이지 않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내게 큰 돈이 없어서만이 아니라,

돈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대상물이

내 마음에 가하는 영향같은거.

내 마음의 부속이 내 마음에 反하게 한다는, 강렬한 심증.

픕.

 

어두울 때만 와서 보지 못했던
이 넒다란 창문,
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