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단식 체험기 2 / Spring Fasting 2

Posted 2009. 5. 12. 15:27
(봄 단식 마지막 날에 쓴글 050509)
오늘 열흘간의 보식기간의 마지막 날이고, 총 20일 간의 감식, 단식, 보식 기간이 끝났다. 끝나가고 있다. :) 내일 아침이면 드디어 커피를 마실 수 있다. :-) 참으로 무던하게 지나간 20일 이었다. 단식 5일 동안에는  일이 많이 쌓여 있었는데 게으름을 피웠다. 그러면서 웹서핑 하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 여러가지 조리법을 보았는데, 먹고 싶은 마음, 만들고 싶은 마음 반반 이었다. 매일매일 먹고 싶은게 바뀌었었는데, 그래서 나중에는 무언가 먹고 싶으면 좀 있으면 또 다른게 생각날테니 지금 이것은 잊어버릴것이다... 이런 위안도 하고. 어제는 홍대앞에 갔었는데 커피가 무지하게 땡기는데, 좀 참기가 힘들었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인스턴트 음식을 금지 당하고 자라서 나름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 노력해 왔던것 같기는 하다. 조미료 음식도 거의 안먹고 집에서 흰쌀밥을 먹었던 적도 거의 없는 것 같고. 그런데 미국가서 기숙사 밥 먹으면서 안 좋은걸 많이 먹어버린거다. 어쨋든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생각은 있었어도 자연식에 대한 개념이 느슨했던게 사실이라서, 이번 계기로 적극적으로 자연식을 추구하고 싶어졌다. 오늘 제철음식 요리책을 주문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요리를 해서 부모님과 같이 먹으려고 한다. 도시락 반찬도 싸고. 앞으로 계획하는 일 중에 하나가 한국음식 속성에 대해서 외국사람들 한테 알리는거다. 내가 먹고 자라온 제한된 종류의 음식 뿐만  아니라 건강한 한국 음식에 대해서 좀 더 공부할 필요를 많이 느낀다. 음식은 생활에서 관계에서 저에게 너무나 많은 영향을 미쳤고 또 다른 사람들 한테도 그러리라 생각되어 관심이 너무 많이 간다. 

이번 단식으로 인해 가장 절망스러운 것은 밀가루 음식에 대한 금지령이다. 그런데 이건 나한테 불가능해서 결심을 못하겠다. 어릴 때 부터 국수 종류를 너무 좋아했었고, 빵도 빵도 빵도...  그래도 나름 좀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해 보려고 통밀이나 우리밀을 사용하는 빵만들기를 찾아봤다. 밀가루는 생산지 마다 특성의 차이가 큰데,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밀가루는 빵이 잘 안나온다.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거다. 돈도 많이 들어가고. 그래도 찾아보니 웹서핑 하면서 좋은 블로그를 몇 개를 만났더랬다. 우리밀과 통밀로 베이킹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연과 먹을거리 생태계 등에서 기본적으로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신다.

내가 음식에 관심이 많아서 너무 먹는 것에만 신경쓰는 것이 아닌가 살짝 긴장이 되기도 하는데, 먹을거리 문제가 삶의 거의 모든 부분에 깊은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단식 기간중에 우연히 1971년에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개업한 식당 얘기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Alice Waters and Chez Panisse. 프랑스 음식 레스토랑으로 시작했는데, 프랑스 요리가 가장 중요시 하는 신선한 현지 재료를 사용하는 정신을 이어 받아 그 지역의 먹는 문화에, 그리고 오늘날에는 미국 전역에 까지 멀리서 날아오지 않은 재료로 만든 자연 그 자체로 요리하는 문화를 퍼뜨린데 크게 공헌을 한 이야기. 그리고 또 어디서 보니까 독일은 자체식량보급률이 120%라고 한다. 여기서 100%가 넘는것은 어떻게 그런건지  궁금. 우리나라는 아마도 20%가 조금 넘는걸로 알고 있는데. 두루두루 농업이 발달 하면 나라 구석구석이 건강할텐데, 참 독일이 부럽다. 그래도 요즘은 생산자직거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 희망을 품어본다.

몸뚱이가 살아 있는 것으로만 생명력을 지닌다고 말할 수 없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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